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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권 회복에 관한 완화된 기준 도입

  • September 30, 2026
  • 박현자 변리사

2026년 8월 20일 대한민국 국회는 특허료 미납으로 소멸한 특허출원 또는 특허권의 회복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특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에 따라 종전의 “정당한 사유(justifiable reason)” 기준이 “고의가 아님(unintentional)” 기준으로 변경되며, 회복을 신청할 수 있는 기간도 6개월의 추가납부기간(grace period)이 만료된 날부터 1년으로 연장된다.  개정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이와 동일한 취지의 개정이 「디자인보호법」 및 「실용신안법」에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주요 변경사항은 다음과 같다.

 

 

▶ 배경

 

이번 개정은 불과 4년 만에 이루어진 특허 회복 요건에 관한 두 번째 완화 조치이다.  2022년 4월까지는 소멸한 특허 또는 특허출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특허료를 납부하지 못한 것이 출원인 또는 특허권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임을 입증해야 했다.  이후 2022년 4월 20일 시행된 개정법은 이러한 기준을 “정당한 사유(justifiable reason)” 기준으로 변경하여, 특허권자의 부주의한 실수를 구제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실제 운용에 있어서는 “정당한 사유”가 당사자가 상당한 주의의무(due care)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묻는 기준으로 해석되었고, 이에 따라 구제를 받는 경우는 여전히 드물었다.  지식재산처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4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신청된 회복 신청 중 성공한 사례는 15.6%에 불과했다.  이번 개정에서는 이러한 주의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판단을 완전히 폐지하고, 해당 미납이 고의적인 것이었는지 여부만을 판단하도록 변경하였다.  

 

문제가 되는 특허료에는 특허 등록 전에 납부해야 하는 최초 3년분의 등록료와 등록 후 제4년차부터 납부하는 연차료가 모두 포함된다.  전자의 미납은 특허출원의 포기를 초래하고, 후자의 미납은 특허권을 소멸시킨다.  두 경우 모두 납부기한이 지난 후 6개월 이내에는 가산료를 납부하여 특허료를 납부할 수 있으며, 이 기간을 “추가납부기간(grace period)”이라고 한다.  회복 규정은 이 추가납부기간까지 경과한 이후에 비로소 적용된다.

 

 

▶ 주요 변경사항

 

특허법 제81조의3

개정 전

개정 후

제1항

제3항

대상

포기된 출원 및 소멸한 특허권

소멸한 특허권 한정

포기된 출원 및 소멸한 특허권 모두에 대해 하나의 절차로 적용

요건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입증하여야 함

없음

납부하지 않은 것이 고의가 아닌 경우 회복 가능

신청기간

정당한 사유가 소멸한 날부터 2개월 이내 (단, 최대 1년의 기간 제한)

추가납부기간 만료일부터 3개월 이내

6개월의 추가납부기간

만료일부터 1년 이내

납부금액

미납 특허료

특허료의 2배

추후 국무총리령으로 정하는 금액

 

 

▶ 요건 완화 및 신청기간 연장

 

개정법에 따르면 특허료 미납이 고의가 아닌 경우에는 특허출원 또는 특허권의 회복이 가능하다.  여기서 “고의성”은 권리자가 이를 부정해야 하는 적극적인 입증사항이라기보다는 회복을 배제하는 예외사유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출원인 또는 특허권자는 더 이상 자신이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음을 입증할 필요가 없다.

또한 회복 신청기간은 추가납부기간이 만료된 날부터 1년으로 연장된다.  이 기간의 기산점은 추가납부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에 확정되는 명확한 날짜이므로, 특허관리 시스템에 등록하고 관리하기도 용이하다.

 

절차적인 측면에서도 변화가 있다.  종전 제3항은 추가납부기간 만료일부터 3개월 이내에 별도의 요건을 입증하지 않고 특허료의 2배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이번 개정으로 제3항은 삭제되어 하나의 회복 절차로 통합된다.  또한 회복은 단순한 납부가 아니라 회복 신청을 하는 절차로 변경된다.  종전 규정에서는 출원인 또는 특허권자가 특허료를 납부하는 것만으로 출원의 포기 또는 특허권의 소멸이 취소되고 해당 출원 또는 특허권이 회복되었으나, 개정법에서는 당사자가 정해진 금액을 납부하고 회복을 신청해야 한다.  회복 신청에 어떠한 사항을 기재해야 하는지는 향후 제정될 국무총리령에 위임되어 있다.  미국 특허상표청(USPTO) 및 일본 특허청(JPO)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미납이 고의가 아니었다는 취지의 진술만으로 충분할 것인지 여부 역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회복의 대상 및 효과

 

개정 후에도 회복의 대상에는 포기된 특허출원과 소멸한 특허권이 모두 포함된다.  이는 개정 전 제1항에 따른 회복 대상과 동일하다.  반면, 별도의 입증을 요구하지 않았던 종전 제3항은 소멸한 특허권에 대해서만 적용되었다.  따라서 두 절차를 하나로 통합함으로써 포기된 특허출원과 소멸한 특허권 사이의 취급상 차이가 해소된다.

 

다만 회복 규정의 적용 범위 자체가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  회복할 수 있는 것은 추가납부기간 내에 특허료를 납부하지 않아 상실된 출원 또는 권리에 한정된다.  특허출원의 경우, 이는 특허결정이 이루어진 후 등록료 납부 단계에서 포기된 출원을 의미한다.  따라서 심사청구기간이나 우선권 주장기간 등 다른 출원절차상의 기간에는 이번 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제3자의 권리와 관련된 규정은 종전과 거의 동일하게 유지되지만, 회복 신청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그 적용기간도 함께 확대된다.  즉, 추가납부기간이 만료된 날부터 정해진 금액이 납부된 날까지의 기간 동안 타인이 실시한 행위에는 회복된 특허출원 또는 특허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또한 이 기간 중 국내에서 선의로 해당 발명을 업으로 실시하거나 그 실시를 준비하고 있는 자는 자신이 실시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발명 및 사업목적의 범위에서 해당 특허권에 대한 통상실시권을 갖는다 .  종전에는 이 기간이 수개월에 불과했으나, 개정 후에는 1년을 초과할 가능성도 있다.

 

 

▶ 시행일 및 경과규정

 

이번 개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며, 시행일 이후에 추가납부기간이 만료되는 사건에 적용된다.  여기서 중요한 기준일은 특허료의 원래 납부기한이나, 특허권 소멸의 효력이 소급되는 시점 또는 회복 신청일이 아니라 추가납부기간이 만료되는 날이다.  따라서 개정법 시행 전에 추가납부기간이 이미 만료된 사건에는 종전의 정당한 사유 기준과 2개월의 신청기간이 적용되며, 다만 개정법 시행 후 최대 1년 동안은 종전 규정에 따른 회복 신청이 가능하다.  한국 특허의 특허료 납부기한을 앞두고 있거나 최근 납부기한을 놓친 경우에는, 해당 추가납부기간이 개정법 시행일 전후 언제 만료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한 가지 사실에 따라 적용되는 회복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 시사점

 

이번 개정은 미국과 일본에서 적용되는 “고의가 아님(unintentionality)” 기준에 한국의 특허 회복제도를 맞추는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이번 개정은 지식재산처가 2029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특허법조약(Patent Law Treaty, PLT) 가입을 위해 필요한 입법 조치 중 첫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  2026년 하반기에는 12개월의 우선권 주장기간을 놓친 경우 우선권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포함하여 추가적인 법률 개정안이 발의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