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특허발명이 선행기술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기술과제를 해결하고 그와 대비되는 확인대상발명도 실질적으로 동일한 기술사상을 채용하여 동일한 기술과제를 해결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기술수단을 채택함에 따라 확인대상발명에 생기는 부수적인 효과만으로는 균등론의 적용을 부정하기에 충분한 작용효과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2후10722 판결).
▶ 사건의 배경
이 사건 특허발명은 마스크에 관한 것으로서, 종래 마스크가 가지는 두 가지 문제점, 즉 걸이끈을 결합하는 구조와 걸이끈의 길이를 조절하는 구조가 별도로 구성되어 마스크의 구조가 복잡하다는 점과, 조절부재가 착용자의 귀 뒷면에 접촉하여 마스크의 초기 착용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이 사건 제1항 발명은, 무엇보다도, 마스크본체 중앙덮개부의 좌·우측 상·하부 종단으로부터 일체로 연장 형성되는 4개의 밀착공부와, 각 측의 상부 밀착공부와 하부 밀착공부 사이에 형성되는 끈당김이격공간을 갖는 구성을 포함한다. 걸이끈은 이렇게 형성된 밀착공을 밀착상태로 통과하여 끈당김이격공간에서 노출되고, 사용자는 노출된 부분을 잡아당기는 것만으로 걸이끈의 길이를 조절할 수 있다.
특허권자가 청구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확인대상발명은 특허발명과 전체적인 구조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나 다음 두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즉, (i) 특허발명의 밀착공부는 마스크본체의 후면에 결합되는 반면, 확인대상발명의 밀착공부는 마스크본체의 전면(착용자의 피부를 향하지 않는 면)에 결합되고, (ii) 특허발명의 상·하부 밀착공부는 서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반면, 확인대상발명의 상·하부 밀착공부는 일부 절개에 의해 끈당김이격공간을 형성하는 연결부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
▶ 균등론 및 본 사건의 쟁점
한국 특허법상, 확인대상발명이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구성 중 일부에서 차이가 있더라도, (i) 특허발명과 과제 해결원리가 동일하고, (ii) 실질적으로 동일한 작용효과를 나타내며, (iii) 그와 같은 변경이 통상의 기술자라면 누구나 쉽게 생각해 낼 수 있는 정도라면, (iv)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확인대상발명은 여전히 특허발명의 균등범위에 속한다.
이 사건의 주된 쟁점은 확인대상발명이 특허발명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작용효과’를 나타내는지 여부였다. 구체적으로는, 확인대상발명의 부가적 이점들(향상된 착용감, 간이화된 제조공정, 압착부의 형성)이 균등관계의 성립을 부정하기에 충분한 실질적인 작용효과의 차이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되었다.
▶ 특허법원 판결
특허법원은 확인대상발명이 균등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특허법원은 먼저, 특허발명의 기술사상의 핵심, 즉 마스크본체에 밀착공부와 끈당김이격공간을 형성하여 걸이끈의 결합 구조와 길이조절 구조를 통합하는 특징이, 일회용 방진마스크에 관한 대한민국 등록특허 제510164호(‘선행발명’)에 이미 공지되었거나 그와 다름없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 기술사상의 핵심 자체가 새로운 것이 아닌 이상, 작용효과에 대해서는 위 기술사상 전체를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차이 나는 구성요소들의 개별적 기능이나 역할 등을 기준으로 비교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접근에 따라, 특허법원은 확인대상발명의 변경된 구성요소들이 특허발명에 비하여 다음 세 가지 부가적 효과를 가진다고 보았다. 즉, (i) 밀착공부가 착용자의 피부에 접촉하지 않아 착용감이 향상되고, (ii) 상·하부 밀착공부가 연결된 구성으로 인해 상·하부 밀착공을 한 번에 형성할 수 있어 제조공정이 간이화되며, (iii) 피부에 닿지 않으면서도 걸이끈을 압착하는 기능을 하는 압착부가 절개 구성에 의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것이다. 특허법원은 확인대상발명이 특허발명의 효과를 넘어 이러한 부가적 효과를 가지므로 양자가 실질적으로 동일한 작용효과를 나타낸다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차이로 인하여 균등관계가 부정된다고 판시하였다.
▶ 대법원 판결
대법원은 원심이 균등침해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는 이유로 특허법원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하였다. 대법원은,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동일한지 여부는 선행기술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기술과제로서 특허발명이 해결한 과제를 확인대상발명도 해결하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확립된 법리를 재확인하였다. 즉, 특허발명이 선행기술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과제를 해결하였고 확인대상발명도 그 과제를 마찬가지로 해결한다면, 원칙적으로 확인대상발명의 작용효과와 특허발명의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특허발명이 해결한 기술과제가 선행기술에서도 이미 해결되었던 기술과제에 불과한 경우에 한해, 균등 여부가 문제 되는 구성요소의 개별적 기능이나 역할 등을 비교하여 작용효과가 실질적으로 동일한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법리에 따라, 대법원은 특허발명이 해결한 기술과제, 즉 마스크의 구조를 간단히 하고 초기 착용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과제가, 제출된 어느 선행기술에 의해서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선행발명이 마감부에 요홈을 형성하고 그 요홈을 통해 걸림밴드를 인출하여 길이를 조절하는 구성을 개시하기는 하였으나, 어느 선행기술도 마스크의 구조를 간단히 하기 위하여 밀착공부를 마스크본체로부터 일체로 연장 형성하는 구성을 해결수단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법원은 특허발명에 특유한 해결수단을 ‘중앙덮개부의 좌·우측 상·하부 종단으로부터 일체로 연장되는 밀착공부를 형성하고, 이로써 형성된 밀착공에 걸이끈을 밀착상태로 통과시켜 결합하는 구성’으로 파악하였다.
대법원은 확인대상발명도 위와 같은 동일한 과제 해결원리를 구현하고 있다고 보았는데, 확인대상발명 역시 걸이끈을 결합하는 구조와 걸이끈의 길이를 조절하는 구조를 통합하여 마스크의 구조를 간단히 하면서 초기 착용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한다. 원심이 인정한 확인대상발명의 위 세 가지 부가적 효과에 관하여, 대법원은 이를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기술수단을 채택한 데에 따른 부수적인 효과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 특허발명과 동일한 작용효과 외에 그러한 부수적 효과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는 균등론의 적용을 부정할 만한 실질적인 작용효과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 본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한국 특허법상 균등론의 요건 중 ‘작용효과의 실질적 동일성’ 요건에 관하여 의미 있는 판단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이 판결은, 확인대상발명이 선행기술과의 관계에서 특허발명이 해결한 것과 동일한 기술과제를 해결하는 경우에는, 비록 확인대상발명이 특허발명에는 없는 부가적인 효과를 나타내더라도 양 발명의 작용효과가 원칙적으로 서로 실질적으로 동일한 것으로 보아야 함을 확인하였다. 그러한 부가적 효과가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기술수단을 채택한 데에 따른 부수적인 효과로 적절히 평가되는 한, 이것만으로 균등관계의 성립을 부정할 수는 없다.